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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10점

일단 간략한 스토리라인은 알라딘에서 빌려오는게 좋을 것 같다. :)

'루머'에 대한 제이 아셰르의 소설. 남자 주인공 클레이는 송신자 불명의 소포를 받는다. 소포 안에 들어 있는 건 카세트테이프 7개. 테이프에는 2주 전에 자살한 여자 주인공 해나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안녕, 여러분, 해나 베이커야. 카세트테이프 안에서 난 아직 숨을 쉬고 있어." 테이프를 들은 클레이는 충격에 빠진다. 마음속으로 품었던 첫사랑, 해나 베이커.

첫사랑은 주장한다. 테이프를 들어야 하는 열세 명이 자신의 죽음과 관계가 있다고. 정말 자신은 첫사랑을 사랑한 죄밖에 없는데. 첫사랑이라 말도 제대로 못 붙이고 멀찌감치 떨어져 사모한 죄밖에 없는데. 자신이 자살방조죄라니. 놀란 클레이는 계속 테이프를 들을 수밖에 없다. 테이프를 통해서 알려지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진실. 세상에 알려진 모든 것은 다 거짓이었음을 깨닫는다.

제이 아셰르는 해나의 이야기와 클레이의 복잡한 감정을 교묘하게 배치시켰다. 독자들이 사건의 전말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가가 루머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분명히 한 뒤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때문에,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사실은 책을 덮은 뒤에 알게 된다.

한 자살한 친구가 보낸 테이프에는 누가 한 어떤 행동들이 그녀를 자살로 내몰았는가 하는 데 대한 내용이 들어있었더라. 그 내용들은 루머가 어떻게 퍼지는가 내지는 루머가 어떻게 사람을 다치게 만들었는가만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상처받고 의지할 곳 찾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이 정말 사실같이 누가 겪었던 것처럼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는 거. 그게 이 소설의 가장 큰 주목거리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죽는다고 딱히 그녀를 목표로 하지도 않은 장난질 몇개는 방향을 틀어 그녀에 대한 소문으로 빠져들고, 과장되고, 그런 루머들은 없었던 일도 있었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것들에 대한 것들이야 사실 현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라 그리 새삼스럽지도 않다. 악플로 자살했다고 하는 연예인들부터, 왜, 최근 읽었던 것들 중에서라면 소녀 허지웅의 블로그에서 "최민수는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같은 것들도 예시가 될 수 있겠지. 뭐 아무튼 루머가 사람 다치게 하는 거야 현실이 더 드라마 같은 경우도 흔하다 그거지.


이 소설에서 내가 보는 점은 그 다음부터다. "그따위 악플 따위에 지고 그래" 같은 말을 하곤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고 이 소설은 얘기해준다. 왜 그따위 악플 따위에 질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루머로 인해 그릇된 사실이 노출되고, 또 타인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 그런 것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들에게 그냥 "무슨 일 있어?" 같은 가벼운 정도의 관심이나 "잊어버려" 같은 의례적일 수 있는 조언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지하게 한걸음 더 다가가서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관심과 믿음. 그런 것들을 가지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솔직히 병원에서 하는 원내자살방지교육보다 나은 것 같다. -_-


아무튼, 자살하는 사람들도 그리 쉽게 상처받고 그리 쉽게 마음을 닫고 자살하는 건 아니라고. 그렇게 자살하는 사람들을 쉽게 보지 말자. 누구는 죽고 싶어서 죽나. 



*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0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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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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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데스땡 2009/06/25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내자살교육보다. -_-; 심리학이나 정신과에서 말하길 항상 자살하는 사람들은 그 전에 힌트를 남긴다거나하는 공통점들이 있고, 그래서 루틴하게 대응책들을 만들어놓는데, 실제 뭔가(?) 느낌이 안좋은 환자가 앞에 있을경우엔 '아닐꺼야'라고 확률적 베팅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다가 놓치고.

    써놓고 보니 저는 마치 타인의 자살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랑은 아주 상관없을 줄로만 알았는데, 지난달에 돌아가신 분을 보니 정말 누구에게나 바로 옆에 있는 것이란 생각도 들게 되더라구요.

    • 하루 :) 2009/06/25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다가 놓치는거죠. 나중에 들으면 "아 그때 그래서 그랬구나" 하지만 당시에는 모르고 지나가는게 굉장히 흔해요. 특히 뭐 정신과 의사도 아니고 말이죠. 교육 한두번으로 아 그래 방지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만큼 간단하지 않아요 ^^;;

  2. 베리배드씽 2009/06/27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군가는 소문을, 이루지 못한 은밀한 욕망의 투사라고 하더군요. 다들 사는 게 무료하니까요 -_-;'아무도 심각해 하지 않으면서 요란하기만 한 소문'은 거품 같다가도 무시 못하게 몸집을 키워 한 사람의 인생을 아무렇지 않게 잠식하기도 하지요. 소문이 나쁜게,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되더라도 그 얼룩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착잡한 현실.

    • 하루 :) 2009/06/28 2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면 말지 뭐" 하는 거죠. 루머라는게 기본적으로 그렇다면 화제거리고 아니라면 말고 하는 거다 보니깐 막 퍼지는데 당사자에게는 이거 엄청난 상처죠 -_-

  3. CCC 2009/06/28 2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