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아. 이 책. 결론적으로 말해서, 와인에 대해서 읽었던 책들 중에서 만화책 <신의 물방울>을 제외하고 가장 재미있었다. (^^;) 와인을 본격적으로 접하기 시작한건 2006년, 그러니깐 직장에 들어온 해부터랄까. 그해 가을은 바쁘고 정신이 없었던 해였지만 시간 날때는 근처 마트에서 와인과 치즈, 소세지, 나초 등을 사와서는 늘어놓고 간단한 파티를 하는 것도 즐겼던 때였다. 뭐, 그때야 그냥 달달한게 최고였다. (사실 지금도 어느정도 입맛이 싸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으련다 -_-)

그때부터 와인이랑 친해보려고, 이런 책 저런 책 빌려도 보고 사기도 해보고 하고 읽었는데, 와인의 세계라는 게 워낙 방대하고, 또 좁은 땅떵어리 안에서도 이분삼분되고 양조자에 따라서 또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되는 세계인지라 그게 참 쉽게 읽고 접근하기가 어렵더란 말이지. 그나마도 와인을 프랑스만 만드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지, 그리고 칠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근래는 우리나라 일본 같은 나라들까지..;; 참 와인의 세계란 넓은 것이어서, 그걸 책으로 그냥 분류하고 서술해놓은 책들은 영 딱딱하고 재미가 없었다. 어떤 책들이라고 딱히 꼽지는 않겠다. -_-;;;

아무튼 뭐, 앞서 말했듯이 와인 관련 책들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은 역시나 <신의 물방울>이었다. 그거야 뭐 스토리도 워낙 재미가 있고, 작가 아기 타다시의 필력이 워낙 뛰어난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일본만화 특유의 만화적인 상상력을 무한하게 발휘한 테이스팅 노트들이 가장 큰 만화의 매력인 것이었다. -0- 
단, 와인 한잔에 모나리자와 미륵반가사유상까지 떠오르곤 하는 이 상상력들은 물론 만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참 꽁기꽁기했다. 싸구려 미각세포를 가진 나로서는 그냥 "Dry"와 "Sweet"의 X축과 그리고 깊은 맛, 그냥 쓰거나 단 맛의 Y축 좌표 사이를 오고 가면서 대략적인 눈대중만 할 수 있을 따름인거라, 그런 만화적인 상상력은 오히려 정상적인 테이스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ㅎㅎ


그 와중에 읽은 <파리의 심판>은 와인의 역사와 제조, 분류에 대한 대략적인 지식을 충족시켜주는 지적인 욕구를 만족시켜주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서술되어서 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대략적인 이야기는 1976년에 파리에서 열렸던 캘리포니아 와인과 프랑스 와인을 대상으로 한 와인 시음회에서 프랑스 와인을 제끼고 1등의 점수를 받았던 캘리포니아 와인의 성공신화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화젯거리가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와인의 일반교양서적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이 책의 가치는 그렇게까지 캘리포니아 와인이 성공하기 위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발전기를 써내려가면서 와인의 품종과 재배, 그리고 평가에 대한 제반적인 이야기들을 실어내면서 와인 한병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과학이 들어가는 지를 알려준 부분에 있다는게 개인적인 생각. :)

그리고 뒷부분에 들어가는 세계의 와인 이야기는 덤. 뒷부분의 이야기는 앞부분의 이야기를 읽고 와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역시 세계에는 재미있는 와인이 많구나~



덧 :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이런 相生의 마인드, 좀 본받아야 한다고!

나파 밸리 와인 양조업의 선두자들은 이곳에서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가 좀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상호 협조했다. 이런 모임은 다른 사업 영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비록 와인 가게에서 그들은 경쟁자들이었지만, 이곳에서만은 동맹 관계였다..... 로버트 몬다비는 자서전 <기쁨의 수확>에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우리는 이 밸리의 와인 양조장 전체가 성공할수록 우리 개개인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0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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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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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파리의 심판

    Tracked from 컬쳐몬닷컴 2009/07/30 09:45  삭제

    파리의 심판 - 조지 M. 태버 지음, 손진호 옮김/(주)하서 1976년 파리 시음회에서 기존 관념을 완전히 뒤엎는 일이 벌어진다. 당시만 해도 최고라 여겨질 뿐 아니라, 현재에도 거의 최고급의 와인들이 생산된다고 인식되어지고 있는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최고등급의 와인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음식이라는 것이 그것을 매기는 사람들의 주관이 끼어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정이라는 것 자체가 수치화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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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배드씽 2009/07/29 2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쁘신데도 역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는군요 ㅎㅎ 도수 낮춘 소주가 인기를 끄는 것처럼,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에서 점점 차분하게 음미하는 술문화로 옮겨가면서 와인이 주목받게 된 듯. 나중에 기회되면 캘리포니아산 와인도 맛봐야겠어요~

    • 하루 :) 2009/07/30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치만 오늘 뉴스에는 18.5도 맥주도 나왔다는 걸 얼핏 봤다지요 ㅎㅎ 알수없는 술의 세계에요~
      술을 시원함으로 마시기에는 역시 맥주, 맛으로 마시기에는 역시 와인을 비롯한 과일주들이죠. (하지만 고기에는 소주-_-) 그래서 점점 식생활도 바뀌고 하면서 술문화도 같이 바뀌는 것 같아요.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사실 저도 별로 맛본게 없어요. 차라리 남미쪽 와인이면 모를까... 이거 보고 나서 한번쯤 마셔보고 싶은 것들이 생기더라구요. 나중에 한번 리스트 뽑아볼까요 ^^

  2. 데스땡 2009/07/30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8.5도가 알콜도수는 아니겠죠? 이번에 여행갔더니 22도 맥주 10도 맥주 이런게 있어서, 얘넨 맥주도 쎄게 마시는구나싶었는데요~ 그게 알콜도수 표기가 있고 당의 도수 표기가 있답니다. 이십몇도 맥주도 알콜도수는 12.5도라고 되어있었어요.

  3. 읍동네야구단 2009/07/31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술 특히나 맥주나 와인에 관심이 있었는데 참고가 될만한 책이겠네요.

    • 하루 :) 2009/07/31 2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참고가 되지요. ㅎㅎ 근데요, 아무리 책에서 어쩌고 저쩌고 해도 여행은 가야 제맛이고 술은 마셔야 제맛이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