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정치얘기같은건 듣고나서 귀를 씻어야 하는 내용이 대부분인지라 별로 포스팅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정말 참을 수가 없다. 맨 아래의 문장은 최근의 쇠고기파동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대통령께서 읽으신 대국민 담화문이란다. 그런데 눈을 씻고 읽어봐도 이건 뭔가 이상하다.
아직도 "광우병 괴담" 이란다. 국민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부족했단다. 협상을 잘못해서 이 난리가 벌어진 게 아니고 국민을 이해시키는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확산된 "괴담"을 차단하지 못한 정부의 국정홍보에 문제가 있어서 죄송하단다.
이럴수가.
제대로 된 협상도 아니었지만 추가협상이네 하는 쇼를 벌여놓았다는 건 앞의 협상이 졸속이었고 엉망진창이었다는 걸 조금이라도 알고는 있다. 수습하는 척이라도 하겠다. 하는 뜻인 줄 알았는데,
협상을 제대로 공부도 안하고 급하게 아무거나 막 들여오게 하고 그걸 우리 힘으로 중단할 수 있는 조치는 할 수도 없게 만들어 놓았던(아직도 변한 건 별로 없다만) 데 대해서는 죄송하다. 시정하겠다는 말이 없다.
한마디로 이 대통령 대국민 담화문의 결론은 "대통령께서는 협상 잘 하셨는데 국민들한테 사전에 미리 얘기를 잘 안해서 미안하다" 라는 거다. 미안하다는 포인트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그런 취지의 담화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대통령께서 국정을 잘 하고 계신다'는 담화문이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는 의사는 하나도 없는거다.
지금껏 국민이 '잘못했으니까 고쳐라' 하는건 한마디도 안들으셨나보다. "졸속협상"은 인정할 수 없고 "광우병" 때문이라면 괴상한 얘기니깐 말도 안된다는 거다.
정말 답이 안나온다.
국민의 의사를 이렇게까지 받아들일 줄 모르는 대통령이실 줄이야.
대국민 담화 전문
담화에 대해 간만에 명쾌하신 프레시안 기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석 달이 가까워 옵니다. 그 동안 저는 `경제만은 반드시 살려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하루 속히 서민들이 잘 사는 나라, 자랑스러운 선진일류국가를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많은 국민들께서는 새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쇠고기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을 축산 농가 지원 대책 마련에 열중하던 정부로서는 소위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바로 그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걱정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의 방침은 확고합니다. 국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정부는 미국과 추가로 협의를 거쳐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이 국제기준과 부합하는 것은 물론, 미국인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와 똑같다는 점을 문서로 보장받았습니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수입을 중단하는 주권적 조치도 명문화하였습니다. 차제에 식품 안전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중략)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앞으로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더 가까이 국민께 다가가겠습니다. 지금까지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입니다. 저와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이제 모두 마음을 합쳐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가 힘만 모으면 이 어려움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난관도 반드시 극복하고, 선진 일류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집시다. 모두가 다 잘 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 우리는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0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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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지경인 한국서민!!! 2008/05/23 0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저런 수준의 대통령을
존경과 기대를 가지고 뽑아 드렸습니다.
겨우 한 표 밖에 안 되어서,
주변 분들에게 꼭 꼭 이분 찍어 드려야 된다고 강권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되셨다고,
국민을 자신의 적으로 돌려버리셨네요.
많은 분들이 그리하셨습니다 :)
이번 기회에 많은 분들이 원칙과 도덕성이 없는 지도자가 있으면 국민이 얼마나 가슴졸이고 고생하고 분노해야 하는지 잘 아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좋지만, 아직 4년 9개월이나 남았는데, 어떡하죠? ^^;;;